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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기 진도를 못빼는 동안 아름다웠던 가족여행의 추억은 사라져가고

가이드로 혹사당한 듯한 피해의식만 스물거리는 가운데

정선 강원랜드에서 승부 조작을 한 의혹이 있네 없네 하는 기사를 제목만(!) 본 뒤

이상하게 강원랜드에 가고싶어졌다.

 

 

1) 화절령 운탄길에서 길을 잃다

몇만년 만에 남피옹과 쉬는 날을 맞추고 (아버지 칠순때 빼곤 거의 석달 만)

출발 전날, 틈틈이 하이원 벨리콘도와 선데일리조트와 엘카지노호텔을 비교하다

선데일의 21평형을 61,000원에 결제. (@ 옥*. 세면도구도 증정)

금요일 아침 9시가 넘어 정선을 향해 출발했다.

 

운전하다 말고 자꾸 배탈이 나는 남피옹은 휴게소에서 금쪽같은 시간을 날리고

결국 오후 2시 체크인 시간이 다 되어 도착.

짐풀고 잠시 기절했을 뿐인데 시간은 벌써 4시반을 넘어서고

해가 지기전에 화절령 운탄길 트래킹 종주가 가능할 것인가 의심하며 강원랜드로 달려갔다.

 

강원랜드 주차타워에는 차가 빼곡했고, 몇층이나 지하로 내려가 겨우 차를 세우고나서 운탄길을 물으니

걸어서 못간다며 근처까지 차를 갖고가라네.

일단 운탄길 입구로 진입했더니 비포장에 가까운 도로가 약 2km 이어져있었고

잘못 왔다고 돌아나가려는 찰나 표지판이 보였다.

 

익히 보던 운탄길 사진 속 풍경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고

오로지 산의 속살이 드러난 곳은 흙빛이 아니라 새까맸으며, 물이 졸졸 흐르는 곳은 돌들이 녹이 슨듯 시뻘갰다.

기묘하구나, 외계인 웰컴이다 하며 지도를 나름 열심히 보고 걷고 있었는데 웬걸

중간쯤 차를 세워놓은 곳으로 돌아가려던 계획과 달리 우리 앞엔 끝까지 가는 길 밖에 남질 않고

마지막 코스인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골프장이라는 하이원 CC에 이르러서는 망연자실.

 

차 있는 곳까지 택시로 가자니 비용도 만만치 않겠다 고민하던 차에 다행히 강원랜드 셔틀버스 발견.

메인호텔에 내려서 꽤 여러번 승차거부를 당한 뒤

택시로 화절령에 올라 약 따불의 택시비를 지불, 우리 차에 올라탔다.

목표였던 카지노 구경은 내일로 미루고, 고깃집에 들렀다 리조트로 들어가 기절.

 

 

2) 강원랜드에서 물에 빠지다

다음날 아침, 라면끓여먹고 씻고 나가려는데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TV를 틀어라, 보이냐, 출근할 수 있냐"

미안하다, 강원도다 했더니 냅두라고는 하는데 영 찜찜한 마음.

뉴스를 보며 찔찔 울다가 일단 체크아웃. 강원랜드로 향했다.

 

1차목표는 수영장. 입구에 '바데풀 수리중'이라는 글귀.

일단 달리 할 일이 없으므로 입장했다. ㅇ카드 30%할인으로 1인 10,500원이니 나쁘지 않았다.

20m 레인이 3개. 하나는 2개정도의 넓이.

남피옹은 이날도 배탈이 났는지 내가 수영장 물을 꿀꺽거리며 5회 왕복할 동안 나오지 않았다.

 

제대로 수영을 배운 적이 없는 남피옹에게 키판붙들고 강습을 해도 될 정도로 한산한 분위기.

살짝 추워서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어느 가족이 워터슬라이드가 1시부터입네 1시반부터입네 싸우기 시작했다.

옳다쿠나, 워터슬라이드. 두번만 타면 남는 장사.

결국 수영에 워터슬라이드에 체력소모 끝장상태로 밖으로 나간 시간은 2시남짓.

 

카지노에 들어갈 것이냐 말 것이냐 기로에 섰다.

입장료는 5천원. 사행성 게임을 멀리해온 가풍(?)으로 인하여 막연히 겁이 나기도 하고

지금 들어가면 배고파서 어떡하나 고민이 되기도 하고

근처에서 밥먹고 들어가면 되지만 저번에 먹었던 곤드레밥이 또 먹고싶을 뿐이고...

 

결국 기념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영월로 가는 길에 곤드레나물밥을 먹고

잠시 폭우를 만났다가 한반도지형을 구경하고

결국 다하누촌에서 언니네 줄 불고기와 시어머니 드릴 사골을 산 뒤 올라왔다는 별 볼 일 없는 이야기.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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