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뎅 2005. 11. 9. 17:11

1.
전쟁이었다.
유니폼을 입은 적군들이 총을 겨눴다.
몸을 피할 곳이 없었다.
아차, 총알이 옆구리를 스쳐 지나갔다.

급박한 순간, 개구멍이 하나 보였다.
입구로 몸을 날리는데
나보다 먼저 식칼 하나가 미끄러져 들어갔다.
굴처럼 긴 통로로 쑥 빠져들면서 안에 누가 있을까 불안 불안.

쿵~ 누군가의 몸에 닿았다.
앗, 회사 선배들이다.
한명은 탐 크루즈와 베트콩을 동시에 닮은 ㄱ모선배(이하 선배1),
한명은 간사마(이하 선배2).

선배1,2와 함께 숨을 죽이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통로로 누군가 들어왔다.
두근두근... 그런데 그는,
멧돼지였다.

멧돼지가 선배2와 뒤엉키기 시작했다.
내 손에는 아까 나보다 먼저 떨어진 식칼이 있었다.
선배2는 마구 피를 흘리며 말했다.
"나를 통해서 찔러, 난 괜찮아!"

찔러야했다.
그런데 손이 자꾸 엇나갔다.
선배는 앞뒤로 상처를 입고
멧돼지는 마구 날뛰었다.


2.
과 친구들과 만나기로 했다.
학교 근처 지하철역에 갔는데
탤런트 김태희가 무대에 서 있었다.
일본 출신 작곡가에게 배우고 있다며
그녀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그러나 마무리는 좋았다.
매력적인 목소리였고
작곡가의 일본어를 무리없이 알아들으며
노트에 뭔가를 적었다.

친구들이 말했다.
어제도 이곳에서 공연을 했는데
맘대로 되지않아 울었다더라.
그러자 갑자기 어제 공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과연 그녀는 눈물을 흘렸다.


꿈들은 여기까지.
어쨌건 멧돼지는 돼지라 치고 김태희는 미녀라 치고
오늘은 로또를 사야겠다.
근데 웬 김태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