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만 싸는 여자/뎅,뎅,뎅

좋은 곳 가셨죠?

쏘뎅 2005. 8. 24. 01:43
월요일 오후, 큰고모가 돌아가셨다.
아빠 형제중 맞이니까 대충 70대 초반.
대장암을 폐와 간으로 번진 뒤에 발견하고
의사가 고개젓는 항암치료를 자청할만큼 강하셨던 분.


하지만 지지난달 인사드리러 가서 만난 고모는
1년에 걸친 항암치료로 너무도 약해진 모습이였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로 착각할만큼 마른 얼굴,
짧은 머리카락을 감춰놓은 벙거지모자...
함께간 김군 손을 잡고,
"내가 언제 또 이 손을 잡아보겠냐"하며 우셨더랬다.


투병생활로 단련되어서인지
목포에서 만난 가족들은 담담했다.
영정사진 앞에서도 농담을 건낼줄 아는
내가 아는 가장 유머러스한 가족.
고모의 부재와 함께
그들과의 관계는 더욱 소원해지기만 하겠지.


항암치료를 받지 않았더라면,
고통이 덜한만큼 더 일찍 돌아가셨을 게다.
하지만 그 의지가 자랑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고통없이 지내고 계실까.
안녕히 가세요, 고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