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만 싸는 여자/뎅,뎅,뎅
억울해 억울해
쏘뎅
2005. 8. 1. 21:51
이미 며칠 잘라먹은 여름휴가가 다음주중 시작한다.
각종 거래와 잘라붙이기를 통해 확보한 마지막 하루는
집사람의 가족사로 인해 찬란히 사라질 전망이지만
나머지날을 잘 엮으면 가뿐한 국내여행쯤은 가능할듯.
실은 유난히 짧은 추석연휴에
감히 목포를 다녀올 수 있겠나 싶어
인사드리러 내려가던, 한달 전부터 나름 공작을 시작했다.
내려가는 기차에선 "목포 찍고 섬에 놀러가면 좋겠다~"
엄마에겐 "이 근처 섬이 어디가 좋을까"
홍도가 좋다는 말씀에 "어머~ 그렇게 좋아요?"
그리고 집에서 나오는 길엔 "여름에 또 올게요"
대충 '그까이꺼 홍도, 흑산도나 가자'로 굳어지는 줄 알고
집에 간다고 좋아하고 있던 나는
집사람의 생각은 딴곳을 헤매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야 알았다.
정색하고 대의와 명분을 들어 설득하니
"그럼, 준비나 해보시지?"
얼결에 홍도와 흑산도 관련 홈페이지를 뒤지고 있는데
문득 집사람이 말했다.
"여행기자는 난데, 준비는 항상 쏘뎅이 하네?"
그러고보니 아말피여행도 내가 다 준비했는데
집사람이 자랑하고 다녔다.
다음주에 나갈 기사 길잡이도 내가 쓰고...
순간 억울해지는 쏘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