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의 시먼띵은, 동시간대의 명동과 매우 유사했다. 점포들이 차례차례 열리고, 사람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그 유명한 아종멘센에 줄을 섰다. 55元이면 큰사이즈, 숟가락으로 퍼먹는 가는 면발과 곱창의 쫄깃한 맛.

고수를 뿌려먹으니 더 고소했다. (내가 고수를 맛있어하다니 얼굴만큼 식성도 동남아로 거듭나는 듯한 쾌감.)

살짝 짠 것이 유일한 흠이라고 투덜거리고 있는데, 김군은 서울에 이런 박리다매형 국수집을 내면 어떻냐는 헛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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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상으로는 시부야삘 날줄 알았는데, 살짝 썰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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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름한 뒷골목의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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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11시를 넘겼을 뿐인데도 줄을 선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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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곱창국수 비법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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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먹은지 얼마 안되었는데도 술술.

 

 

할 일이 떨어져서 관광청에서 준 한국어지도를 보다가, 칼과 포크가 그려진 두군데 중 나머지 한 곳도 방문하기로 했다.

양찌빙수.

마침 대만에 가면 망고빙수를 먹으라는 말도 귀가 닳게 들은 터였다.

그러나 이 빙수집에는 몇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첫번째는 벽에는 망고빙수 사진이 있지만 메뉴에는 없다는 것. 겨울이라 그런지 망고따윈 없다고 고개를 살래살래.

두번째는 중국어 외에는 암것도 안통한다는 것. 젊은 여인들이 팔아도 안팔아도 그만인듯 멍때리는 표정으로, 중국말만 내뱉었다.

 

빙수의 고명을 보니 팥, 노란콩, 흰콩, 검은콩, 뭐 죄다 콩이나 곡물류. 옥수수도 있었다.

뭐가 잘팔리냐 했더니 대충 노란콩과 갈색콩을 찍고 있다. 콩인지 팥인지 모를 노릇.

일단 왔으니 먹긴 먹어야겠고, 어쩔 수 없이 벽에 붙은 메뉴판에 있는 커다란 그림을 찍었다. 

三員 어쩌고 하는 녀석이었는데 80元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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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빙수의 실체. 카레라이스처럼 보이지만 옥수수와 흰콩 그리고 떡들의 향연.

맛은 밥을 얼음에 말아먹는 것 같았다. 남피옹과 서로 많이 들라고 양보하며 덜덜 떨었다.

추워서 머리가 띵했다. 팥이 곡물이기는 하나 얼음 외엔 곡물뿐인 곡물빙수는 난생 처음이었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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