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1월 14일(일)

 

방콕에서 몇시간을 보낸 뒤 밤비행기를 타야합니다.

여기저기 많이 다닌 것 같지만 방콕에 들른 것은 겨우 두번째입니다.

99년엔 씨얌과 차이나타운, 왕궁 등지만 다녀왔습니다.

현지인과 함께 머물렀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 적도 드물었습니다.

 

이번엔 반나절밖에 시간이 없기 때문에 한곳에서 이것저것 해결하기로 합니다.

카오산은 좀 멀고, 스쿰윗이냐 실롬이냐 고민하다가 실롬으로 정합니다.

해산물요리, 팟퐁 근처 마사지와 야시장, 시로코 등을 생각했습니다.

 

 

14시 30분. 방콕공항에 도착합니다. 현금서비스로 돈을 찾고 짐을 맡기러 갑니다.

푸켓을 떠나올 때 방콕까지 보딩을 받고 짐을 부쳐버릴 걸 그랬나 봅니다.

영어 울렁증 때메 못 물어봤다고 하니 김군이 매우 아쉬워합니다.

공항 1층의 짐 맡아주는 곳, 그리 비싸지는 않습니다. B100

 

15시 20분. 택시를 타고 실롬의 솜분 시푸드로 갑니다.

미터를 켜달라고 하니 알았다고는 하지만 수건으로 가려놓고 안보여줍니다.

아저씨는 미터로 B250바트에 톨비B60, 공항fee B50 정도라고 말합니다.

혹시나 돌아가지 않는가 하여 주변 높은 건물만 나오면 지도에서 찾아봅니다.

수완나품 공항이 꽤 동쪽이어서 30분쯤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아저씨는 아까 말한 가격을 달라고 합니다.

미터를 확인시켜달라 하니 당황하며 수건을 치웁니다.

숫자가 좀 이상하다고 하니 자기를 믿으라고 합니다.

미리 알고간 가격과 차이나지 않으니 그냥 지불합니다. (B360)

아마도 미터기가 고장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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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분 시푸드에서 푸팟퐁커리(사진)와 오징어구이, 맥주를 시켜먹고

팟퐁쪽으로 슬슬 걸어가다 보니

타이마사지업소가 줄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가격은 대충 1시간에 B300, 2시간에 B400.

한군데 선택해서 들어가니 발을 깨끗이 씻겨주고 커텐이 쳐진 2인실로 안내합니다.

 

그런 주문을 한 적이 없는데

내 마사지사는 남자, 김군 마사지사는 여자입니다.

둘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마사지를 시작합니다.

꽤 은밀한 부위 근처까지 손을 대서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는데

김군은 코를 곱니다. 아아 이런.

 

 

 

19시 15분. 팟퐁 거리의 야시장이 반짝거립니다.

정체불명 물건들에 눈이 팔리던 김군, 아유타야 사진이 프린트된 나무액자에서 눈을 못 뗍니다.

그러나 물건의 가격이 B1500에서 B300까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에 질린 나는

바가지가 무서워 아에 지갑을 못 열고 맙니다.

 

근처에 진짜 야시장이 있는데 거길 가겠느냐 하니 김군은 고개를 젓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계속 운을 띄워 놓았던 아시아 최고의 옥상 바, 시로코에 가자고 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전망좋은 곳에 별로 관심이 없다던 김군이지만 오케이합니다.

사진 액자를 못내 아쉬워하며 BTS를 타고 사판탁신역으로 갑니다. B20*2

 

 

20시 15분. BTS역에서 한참이나 걸어서 목적지에 도착.

1층에서 각각의 레스토랑 사람들이 다른 유니폼을 입고 명함을 나눠줍니다.

시로코에 가겠다고 하니 담당직원들이 나와 배낭은 들고들어갈 수 없다고 합니다.

경비원은 오늘 하루만 맡아준다면서, 다음부터는 가져오지 말라고 합니다.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은 못 들어간다기에 김군에게 긴바지를 입으라 했었는데

배낭까지 안되는 줄은 몰랐습니다. 테러 때문이라는둥.

 

엘리베이터로 도착한 옥상.

돔형의 건물 앞으로 좌측으로는 재즈 밴드가,

계단 아래 저너머로는 방콕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둥그런 바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합니다.

맥주가 대충 B300 언저리. 역시 다른 데에 비해서는 좀 비쌉니다.

어디 전망이 더 좋은가 하여 뒤로 좀 가보려하지만 외국인들이 너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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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오프라야강이 흐르는 방콕 시내입니다. 네네, 흔들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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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서있는 여인의 의상이 너무나 독특하여 한장.
등은 훌러덩, 아래는 바지인데 원피스입니다.
키가 적당해야만 딱 맞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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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 50분. 시간은 화살같이 흘러 마음이 콩닥콩닥합니다.
공항가는 택시를 잡으려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B500을 부릅니다.
누굴 바보로 아는지... 무시하고 지나가는 다른 택시를 탑니다.
시간이 없다고 했더니 갓길까지 타고 무지빨리 달립니다.
미터로 B223에 톨비 B40. 팁은 매우 조금 줬는데 지금도 미안해집니다.
 
짐을 찾고 수속을 하려고 보니 줄이 엄청 깁니다.
한국인이 무지무지 많아서 벌써부터 한국같은 생각이 듭니다.
방콕에 올 때 스크린 바로 앞좌석이라 편했다 싶어서 그쪽으로 달라고 합니다.
공항이용료를 내고 (B500*2)
면세점에서 로레알 폼클린싱(B95)과 똠양꿍(B110), 말린과일(B140)을 삽니다.
 
비행기에 타보니 좌석은 내가 요구한 대로인데
갑자기 어느 할아버지가 와서 우리 옆에 앉는 바람에 그리 편치않습니다.
불편해서 뒤척이다가 뻑뻑한 아침을 먹고
깊은 밤을 날아날아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1월 15일(월) 아침 6시.
 
김군은 바로 출근하고 나는 집에 들러 짐을 풀고 출근했습니다.
리조트 2박을 외엔 비행기와 공항에서 2박이나 한 셈입니다.
누가 이렇게 고생스러운 걸 여행이라고 하겠나 싶지만
벌써,
그립습니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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