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1월 13일 (토)

 

낮 12시를 갓 넘긴 시간.

'햇빛은 쨍쨍 바이크는 무서워' 입니다.

언덕을 걸어올라가겠다고 주장해보지만 김군은 한사코 올라타라고 합니다.

다신 그런 일 없을 거라고 합니다.

넘어진 이유를 알았다고,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로 저속기어로 바꾸려하다 그랬다고 합니다.

나도 뒷바퀴 속력이 확 줄어서 앞바퀴가 히히힝~한 거 같다고 말해봅니다.

 

올라타기가 너무너무 싫습니다. 도리질이 쳐집니다.

혹시 반대편 차선으로 넘어졌다면 나는

크게 다치거나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지금 내가 타지않으면 김군이 무척 미안할 것이 분명합니다.

어쩌면 다시는 바이크를 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대로 내내 걸어갈 수도 없습니다.

오늘의 목표는 아직도 멀고 멉니다.

 

 

 

덜덜덜... 금새 언덕을 넘었습니다.

나이통 비치를 따라 해안도로를 달리다 금새 언덕으로 접어듭니다.

이정표가 나오긴 하는데 제대로 가고는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길까지 잘못 들었다면 어떡하지,

계속 바이크를 타야한다는 게 너무너무 무섭습니다.

 

잠시 길을 멈춥니다.

길을 묻습니다.

그리고 선크림을 꺼내 바르며 전열을 정비합니다.

매고있던 가방을 앞쪽 바구니로 옮깁니다.

쇼핑백을 김군과 나 사이에 끼웁니다.

한손은 의자 손잡이, 한손은 쇼핑백을 붙듭니다.

그리고 다시,

출발합니다.

 

3거리에 도착했습니다.

길을 건너 라구나를 물으니 우회전이라고 합니다.

달립니다.

금새 이정표들이 나옵니다.

 

커널 빌리지.

그렇습니다. 나는 라구나단지 커널 빌리지에 있는 짐톰슨 아울렛에 가고 싶어서

라구나에 오자고 했습니다.

만약 라구나를 일정에서 뺐다면 빠통왕복 택시를 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사고도 상처도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입니다.

더이상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짐톰슨 아울렛에서 선물을 삽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련사진은 없습니다. 사고 이후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 메롱탈은 인디고 펄 리조트 내 상점에 있는 것입니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