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초인종이 울렸다.

8시에 오기로 한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말도 없이 서로 눈짓을 교환한 뒤

장롱 세칸과 식탁과 책장과 의자를 가지고 나갔다.




첫번째가 끝났다.

내 이사는 가구 / 책과 이불 / 옷

세가지 순서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었고

그 중 첫번째가 오늘 아침이었다.




휑해진 방에 들어와 박효리는 말했다.

우와 내 방이 넓어졌네.

요새들어 부쩍 자기 영역 시찰을 나와 침대 성능을 시험하곤 한다.

(뛰거나 구른다)




멀쩡한 내것을 빼앗기는 듯한 기분.

"그동안 니방 없어서 서운했니" 마음에 없는 질문을 했는데

"그동안은 엄마랑 같이 자서 좋았어"라고 착한 답변을 한다.

역시, 머리가 좋다.




"엄마가 아가 낳으면 이층침대 살거야"

언니는 임신도 안했는데 포부도 당당하다.

그녀의 방은 이제 곧 시작이다.

왠지, 허전하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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