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가는 길이 우울해져서 다시 회사로 들어갔다.
컴퓨터 전원이 켜져있는 아무 자리에나 앉아
며칠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영화의 시간표를 확인.




'메종 드 히미코'
개봉관은 모두 다섯개.
그 중 시간이 맞는 곳은 명동CQN이었는데
버스를 내리자마자 인파를 뚫고 뛰어서 겨우 도착.

CQN은 일본에 쉬리 등등의 한국영화를 배급한 교포 아저씨가
일본영화 전용관과 일반 상영관으로 문을 연 극장.
전에 기사를 편집한 적이 있었는데 괜히 반갑기까지 했다.

매주 수요일 여자들끼리 온 경우는 50% 할인이라고 써있던데
다음에 친구랑 한번 가봐야지.
아참, 번쩍거리는 쇼핑몰들 사이에서 간판찾기가 쉽지는 않다.



'메종 드 히미꼬'는
'조제...'를 '조제'한 이누도 잇신 감독이다보니
다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잔잔하고도 재치있다.
관객들 모두 흐뭇하게 극장을 나서게 하는 입소문 괜찮은 영화.

그러나 해피엔딩연애주의자 쏘뒝은
주인공들이 통상적인 연인으로 발전하지 않음을 아쉬워하다,
"만지고 싶은 것이 없지?"라는 대사를 오해한 나머지
여주인공이 사실은 여자로 키워진 남자 역할은 아닐까 고민했다.
(사오리 미안해~ 전무와의 썸씽 후에야 헛된 바람인 걸 알았어.)



그러거나 어쨌거나 사오리역 시바사키 코우의 뚱한 모습 마음에 든다.

처음에 'GO'에서 그녀를 봤을 땐 '뭐 저렇게 이쁜 애가 있나'
'배틀 로얄'에서 다시 그녀를 봤을 땐 '표독스럽기도 하구나'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는 '목소리 이상하네'
드라마 '굿 럭'에서는 '이상한 목소리에 얼굴도 안 이뻐져가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선 '너무 약해보이네'
...

'메종 드 히미코'의 시바사키 코우는
지금까지의 영화나 드라마 중에 가장 예쁘지 않지만
진짜 연기를 하는구나 싶어서 귀엽고 또 귀엽다.
목소리도 왠지 어울리고.


(이 아저씨가 사오리 아빠인 줄 알았는데 다행히 아니었음.)



여자관객이 많았는데 다들 오다기리 죠를 보고 침흘리는 분위기.
영화 전 예고편이었던 '박치기'에서
"일본 대표 꽃미남"이라고 써진 채로 전혀 멀쩡하지 않은 얼굴.
크하하~ 오다죠는 왠지 웃겨야 제맛인듯.




ps. "피키피키피키"는 게이 할아버지 한명이 자꾸 중얼대는 마법주문.
지금 사진 오른쪽 뒤에 옷자락만 보이며 낙하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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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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