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밤 비디오가게에 들러 <모래와 안개의 집>과 <썸>을 빌렸다.

둘 다 왜 극장에서 안 봤을까 기억을 더듬어보니
<모래와...>는 너무 우울할 것 같았고
<썸>은 포스터를 보고 주저했었다.

피로 물든 옷과 처절한 표정, 뒤로 나뒹구는 자동차가
왠지 내내 치고받고 선혈이 낭자할 것만 같은 분위기.
원래도 고수라는 배우를 '하수' 연기자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치고받는 영화 자체의 불편함을 감당하고 싶지 않았었던 것 같다.





뚜껑을 열어보니 그런 선입견은 오해였다.
치고받기는 하지만 불편하지 않은 정도.

그러나 정작 나를 불편하게 한 것은
초능력자도 아닌 여주인공 송지효의 밑도 끝도 없는 기시감.

포스터에 적혀있듯 <24시간 후 예고된 죽음과의 대결>이라면
기시감의 원인에 대해 조금은 설명해주어야 할 터인데
그저 "어느 장소에 가면 기억이 나요"를 받아들이라니.

초반에 정신없이 여러 마약패거리와 얽힌 복잡한 사건을 만들어놓고
오로지 여주인공의 기시감과 남주인공의 정의감으로
기억과 다른 결말을 만든다, 그것이 반전?

차라리 모든 것이 여주인공이 죽어가는 동안
하룻동안의 기억과 아쉬움이 함께 스쳐가면서 만들어낸
환상이라면 좋겠다.

시나리오 구멍 뻥뻥, 고수와 송지효의 어색함 작렬.
그것이 조금(some) 아니라 많이 모자란 영화를 만들었다.
근데 제목은 왜 some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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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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