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 CD 몇장을 끼고 살았는데 그중 발군은 <박정현 5집>이다.
너무 가늘어서, 너무 현란해서, 너무 버터스러워서 싫다고?
하지만 그녀의 앨범들엔 "박정현표" 음악만 있는 게 아니다.
특히 내 귀에 박히는 곡은 7번째 '미래'.
"You warm me~ You warm me~" 하는 후렴이 멋들어지다.
(사실 가사를 보기 전엔 You want me인줄 알았다. --;)
이부분만 듣고 박정현의 목소리라고 맞추는 사람이 있을까?
왠지 몽환적이면서 둥둥 뜨는 느낌. 환상적이다.
한때 노래방에서 여자가수 흉내내는 게 취미였는데
(비슷한가 여부는 묻지마시라.)
박정현도 종종 나의 도전대상이 되곤 했다.
그러나 주로 실패의 기억만 안겨준 그녀.
특히 난해했던 곡 중 하나는
하림이 만들어 선물한 그녀의 2집 타이틀곡 '몽중인'.
꽤 열심히 들었지만 최소 세번 연속 K.O.였다.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인 손동작과 함께
잘잘한 바이브레이션이 작렬하는 박정현표 음악이 아니라
다음 음이 어디 붙어있는지 계속 신경써 쫓아가야하는 곡이었다.
다음으로 내게 시련을 준 곡은 4집 수록곡 '미장원에서'.
2년전 겨울엔가 당시 방송담당이던 동기놈이
선심쓰듯 던져준 티켓을 들고 간 라디오 공개방송에서
라이브로 듣고 충격받았던 곡이었다.
음색의 차이가 극명하기에
고음부분을 흉내내기는 무리인 것이 당연지사지만
특히나 이 곡은 뱃심마저 필요했다.
결국 배만 두드리고 나왔던가, 다시 3연속 K.O.
국내 최고의 R&B가수가 박정현입네, 박화요비입네, 또 누구입네
논쟁하기도 하지만, 죄다 쓸데없는 소리다.
그냥 박정현은 박정현대로, 그녀들은 그녀들대로 멋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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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