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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효리엄마는 깨달았다.

효리가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있다는 사실을.

그러나 효리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있게 말했다.

"상당히 많이 맞췄어~!!!"




한 70~80점 맞은걸까.

효리이모는 생각했다.

며칠후 '상당히 많이'가 몇점이었냐고 물었더니

"50점이던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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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 초인종이 울렸다.

8시에 오기로 한 사람들이 들이닥쳤다.

그들은 말도 없이 서로 눈짓을 교환한 뒤

장롱 세칸과 식탁과 책장과 의자를 가지고 나갔다.




첫번째가 끝났다.

내 이사는 가구 / 책과 이불 / 옷

세가지 순서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었고

그 중 첫번째가 오늘 아침이었다.




휑해진 방에 들어와 박효리는 말했다.

우와 내 방이 넓어졌네.

요새들어 부쩍 자기 영역 시찰을 나와 침대 성능을 시험하곤 한다.

(뛰거나 구른다)




멀쩡한 내것을 빼앗기는 듯한 기분.

"그동안 니방 없어서 서운했니" 마음에 없는 질문을 했는데

"그동안은 엄마랑 같이 자서 좋았어"라고 착한 답변을 한다.

역시, 머리가 좋다.




"엄마가 아가 낳으면 이층침대 살거야"

언니는 임신도 안했는데 포부도 당당하다.

그녀의 방은 이제 곧 시작이다.

왠지, 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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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리의 어린이날 선물을 고민하는데

언니가 넌지시 찜해뒀던 책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팝업북이라고 있는데 진짜 잘만들었더라"

그러자 박효리가 말했어요.

"엄마 난 앨리스 싫어어어"

그러자 다시 언니가 말했지요.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지 아니? 이따 엄마가 보여줄게"

이때 제가 컴퓨터를 바로 켠 게 화근입니다.

책소개 동영상을 본 박효리.

이래도 앨리스가 싫으냐는 엄마의 질문에 고개를 도리도리.

그러나 다시 보니 품절입니다.

교보문고, 알라딘, Yes24, 인터파크...

"어떡하니, 7월부터 판덴다"

이때 괜히 한마디 한 이모는 덤터기를 씁니다.

"어린이날은 내일인데 선물을 7월에 사주면 어떡해, 이모 미워어어!!"





(가격은 대빵 비싸요. 정가 3만8천냥. 인터넷서점들은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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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였나,

박효리가 말했다.

이모 언제 결혼할꺼야?

왜, 이모 있는 게 싫어? 물었더니

이모 결혼해야 이거 내침대 되잖아...라고

엉엉 울던 때가 어제같은데 초등학교 가더니 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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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포에서 사촌 결혼식이 있었죠.




저토록 열심히 결혼식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은 바로 박효리.





어른들이 밖에서 수다떨고 뛰놀고 있었는데,

효리 혼자 조용히 신랑신부를 째려보고 있군요.





효리야~ 꾹 찔렀더니 돌아봅니다.

벌써 결혼하고 싶은 거야?





앗, 아니 농담이야... 인상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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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리에게 입술모양 지우개를 선물했습니다.

그러나 선물 직후부터 용도변경.




눈빛부터 고혹(?)적인 효리도




원래 입술이 가려지지도 않는 형부도



안경바꿔서 B사감된 언니도


 

짝눈 이모도...

모두모두 왕입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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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언니가 효리에게 말했어요.

"나중에 이모 결혼하면 저 방 효리가 쓸텐데, 우와 좋겠다 그지?"




그러자 효리는 통곡하면서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엄마아아아아~

그럼 옆집에 살아, 아니 안돼, 그래도 같이 살아아아아~

우리 큰집으로 이사가아아아아~

어엉엉엉~ 같이 살아아아아아~"

이러더래요.




그런데 한참이나 울다가 코를 풀면서 한마디 하더래요.

"근데 우리랑 같이 살면, 남자는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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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오뎅갤러리에 오뎅보러가"

언니가 조카를 데리고 로댕갤러리에 간다는 문자였어요.

조금 있으니 또 드르륵~

"여기 이루마 콘서트도 한대. 줄서있어."





9시반쯤 집에 돌아온 조카는 아주 상기된 얼굴로 말했어요.

"이모, 짱 재미있었어. 나 피아노도 들었다."

나중에 언니에게 들으니

"이루마가 꽤 귀엽던데. 

효리가 딱 보더니 나 커서 저오빠랑 결혼할래 하더니

조금 있다가 꾸벅꾸벅 졸더라"





자라는 새싹의 꿈을 북돋아주고 싶었던 이모는

집에 있는 이루마CD를 건내주었습니다.

그런데 효리는...

"이모, 얘가 누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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