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이모를 찾아서'에 해당하는 글 30건

지난 목요일.
박효리가 눈을 자꾸 깜빡거린다며
토요일에 안과 좀 데려가줄 수 있겠냐는 언니의 전화.

토요일 아침, 늘어지게 좀 자야지 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박효리 오후 일정이 있으니 11시까지 와달라고.
한시간도 넘게 걸리는데...
아, 피곤한데~



'수술 전문' ** 안과 앞에서
수술하기 싫다며 안 들어가겠다는 박효리.
항상 수술하는 게 아니라 수술을 잘한다는 뜻이라고 알려줘도
고개를 살래살래.

"어디가 아파서 왔니?"
아이가 눈을 자꾸 깜빡인다는 말을 듣자마자
"그거 스트레슨데? 눈은 깨끗해요." 라는 의사.

최근 집에 무슨 일 있었냐고 묻더니, 옳거니.
"엄마랑 아빠는 동생이 생겨도 너랑 가장 사랑해~"라며
다음에 또 아프면 주사 놔주겠다고 겁주는 노련함.

아마 몇달은 계속될 거라고,
더 신경쓰되 아프다고 투정부릴 땐 무시하라는 의사의 조언.
가족의 사랑을 빼앗긴듯한 박탈감이 꽤 컸나보다.
터울도 크고 동생 낳아달라 노래불렀으니 괜찮을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형부에게 전화해서
"아빠도 집에 오면 동생만 볼꺼지?" 라고 했단다.
고것 참...





p.s.
언니 입원에 아버지 배웅에 효리 겁주기용 병원방문까지...
'가족사 연타'로 쌓인 피로는 그날 저녁 급체로 힘을 발휘했고
나는 다음날 교회와 친구 결혼식을 모두 포기하고
겨우 출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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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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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얼굴은 변화무쌍합니다.
낳은지 이제 열흘인데 얼굴이 어찌나 변하는지...




태어난 지 48시간째일 때. 이때만해도 형부가 몰래 귀국하신 줄 알았어요.




퇴원 후 점점 눈이 커지더니




무섭게 노려보다가




다시 순해졌네요. 엄마 닮아서 쌍꺼풀도 생기나 싶고.



주먹만한 얼굴.
정말 작네요, 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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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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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10시쯤 전화가 왔어요.
"진통 왔다, 엄마랑 병원 가있을 게 조카 데리고 와라"

언니집에서 춤배우러간 조카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자궁이 1cm밖에 안 열렸댄다. 검사만 몇가지 하고 집에 갈게."

집에 와서 1시간쯤 눈을 붙이던 언니는 시계를 달라고 하더니
"4분 간격이네, 가야겠다."




그리하여 저는 오후 5시가 조금 못된 시간,
언니를 대동하고 M병원으로 내달렸습니다.

언니가 분만실에 들어간지 20여분 후, 입원절차를 밟으러 갔는데
"1인실 밖에 없네요. 근데 생각보다 배가 안 나오셨네요?"
저를 산모로 아시더군요.

6시부터 언니 옆에서 아가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옆자리 여자는 그 병원 간호사라는데
무통분만 약을 먹고도 상당히 괴로워하더군요.
그녀의 괴성으로 우리는 겁에 질리곤 했어요.




7시가 넘자 언니는 호흡이 거칠어졌어요.
그치만 아직 자궁이 5cm밖에 안 열렸다는 거에요.

얼마후 자세를 바꾸고 조금 편안해진 언니는
다시 간호사를 불러달라 했습니다.

뭐라뭐라 소리가 들리더니 언니가 끙끙거리더군요.
커텐 밖에서 발을 동동. 걱정되서 눈물이 주루룩 흐릅디다.

오후 8시. 언니는 아가를 낳으러 가고
저는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어요.
얼마 지나지않아 아가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설마 이렇게 빨리 낳을까 싶어, 우리 조카가 아닌가 했죠.

조금후 임**씨 보호자를 찾는 목소리.
이런때 보호자를 부르면 공주다, 왕자다 가르쳐주는 줄 알았는데
5층 신생아실에 가면 아가가 있다, 남편이 아가 확인 해야한다,
이러저런 검사랑 하고 11시쯤 면회 가능하다... 라더군요.

때마침 집사람이 모시러간 엄마와 조카가 왔고
우르르 5층에 갔지만 남편대행인 저만 먼저 아가를 볼 수 있었어요.
오호호호~ 고*달린 아이였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병원에서 자야하지만
조막만한 조카 얼굴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납니다.
아으~ 생명의 탄생은 놀랍고 감사한 일이에요.




P.S. 박효리에게 동생 이름을 지었냐고 물으니
남동생 이름은 희건이라고 했다더군요.
여동생이면 어떡할 거냐 하자 고민하다 "이효리 하자" 했대요.
박효리 동생 이효리? 박이효리? 박이횰?
평소 여동생, 여동생 노래불러놓고 그런 만행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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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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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의 음주가무로 바닥지향적이었던 아침,
며칠전까지 아이가 거꾸로라며 걱정하던 만삭의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침에 이슬 비쳤다. 씻고 병원 갈건데 너밖에 와줄 사람이 없어."

심장이 쿵딱쿵딱 32비트로 뛰기 시작했습니다.
큰 조카를 잘 데리고, 목포에서 올라오실 엄마를 잘 맞으며,
러시아에 가 있는 형부의 빈자리를 잘 채울 수 있을까.

출근 못할 것 같다고 회사에 전화하고
가방을 싸면서 "조카조카조카" 귤 8개를 주워담고
며칠 집 비울 사람마냥 빨래를 건조까지 돌려놓고
김군에게 찌개 잘 데워서 밥먹고 다녀라 신신당부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화곡동에 있는 병원을 향해 지하철을 타고 가서
이제 버스만 타면 된다 하는 순간, 전화가 왔습니다.

"병원에서 진통 시작할 때까지 기다려 보자네.
 저번에는 이슬 비치자마자 오라더니... 
 출근해라. 진통 오면 바로 전화할게."



출근은 했지만 오죽 불안해야죠.
선배에게 노보 맡기고
후배랑은 지면 바꾸고...
일찍 일을 끝내놓고 호출만 기다렸습니다.

그 사이,
2시 40분 기차를 타셨어야 하는 엄마는
짐을 바리바리 싸다 늦어서
다음 기차를 타시게 되었다고 연락이 왔어요.



오후 4시반이 넘어가자 점점 긴장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이 아닌가벼 싶자마자
졸립고 삭신이 쑤시더군요.

그러던중 걸려온 전화. 언니였습니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긴장하고 전화를 열었는데

"눈 많이 오니까 엄마 모시고 올 때 지하철 타고 와라.
 나는 오늘은 넘길 거 같어."



우흨, 꽝이었습니다.
왜 나를 겁준 거냐고 물었지만 언니는 "나도 몰랐다야~"
알고보니 제가 초긴장상태로 일하고 있는 동안
언니는 과외도 하고 있었답니다.

하루 휴가냈는데 내일도 조카가 안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엄마를 모시러 가는 쏘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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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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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 박효리가 말했답니다.
"엄마 나는 **대 가서 어려운 문제 푸는 대단한 사람이 될거야"

그래서 그녀의 엄마인 제 언니가 말했답니다.
"느네 이모도 거기 나왔는데 대단한 사람이니?"

그러자 박효리가 말했답니다.
"어이쿠 모르겠다, 더이상 묻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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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리 삼행시

                    - 박효리

박: 박씨를 주웠어요.
효: 효리가 심었어요.
리: 리본이 나왔어요.



배아파서 죽을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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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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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리가 교내 경필대회에서 1학년 1등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럴리 없어, 그녀는 왼손잡이에 획순도 엉망인 악필인데...

심지어 리을도 뒤집어쓴단 말야...



증거를 요구하는 내게 언니는 말했다.

얼마전 급식때문에 학교에 갔다가

선생님 책상에서 원고지가 한뭉치를 목격했는데

맨 윗장을 보고 "누가 썼는지 잘도 썼네" 하고 보니

이름이 '박 효 리'였다고.



"너 원래 글씨 못쓰잖아, 이거 니가 쓴거 맞아?"

놀라 물었더니

박효리가 태연자약 대답한 것이 가관이다.

"이건 상 주잖아!!!"



역시 형부 딸이 맞구나... 감탄하는 이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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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4 - 1  (0) 200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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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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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목포에서.



이건 내 결혼식때. 
 
녀석, 내가 집에 갔는데 마트에서 뽑기한다고 안와서 결국 못 만났다.

Out of sight, out of mind 인거야? 그런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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