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네 시내쪽 숙소에 짐을 맡기고
산 지미냐노 혹은 시에나에 가야지 생각했다.
그러나...

07:00  기상

08:00  짐싸기
새로 산 커다란 여행가방 속에 가장 작은 가방을 넣고,
중간 가방에 세금환급 받을 물건과 깨지기쉬운 물건들 넣고...

09:10  아침식사
마라아줌마 이날따라 늑장부리기.
한참을 기다리기 만들더니 시내숙소로 데려가면서 묻는다.
"어디 가려고 짐 맡겨?"
"산 지미냐노"
"몇시차?"
"아직 모올라"
"허거덩~ 아직 모른다고?"
그녀가 왜 놀랐는지 SITA버스 터미널에 가서야 알았다.

10:00  SITA버스 터미널에서 방황
아뿔싸. 이날은 일요일.
산 지미냐노에 가는 버스는 포지봉시에서 갈아타는데
포지봉시 가는 버스는 오전 9시에 떠났고
오후 1시가 넘어야 있다.
아쉽지만 시에나에 갈까 하고 줄을 섰는데 표사기 직전에
"10시반 버스 있지?" 물었더니 매표원이 "아니아니 12시반"
결국 기차역으로 뛰었는데...

10:57  피사행 기차(1인 편도 10유로)
결국 가까운 데라도 가자며 피사로.
예전에 배낭여행 왔을 때도 시시하다고 뺐던 데를...

12:05  피사 도착
관광객들 가는 데로 따라 걸었더니 다들 헤매고 있습니다요.

12:30  사탑 앞에서 피자를
숙소근처 수퍼에서 샀던 맥주와 함께 피자3조각 꿀꺽.(총 6.6유로)

 
 
 

13:30  다시 기차역으로
달려라 달려라 달려야 하니~

14:29  피렌체행 기차(1인 편도 10유로)
미리 끊어둔 로마행 기차를 타려면 14시05분 기차를 탔어야 하는데
간발의 차이로 놓치고 말았다.
망연자실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랬다.(2개 2.2유로)

15:33  피렌체역 도착
택시를 탈까 했으나 급한 마음에 냅다 뛰었다.
마라의 '세르지오네 마드리드'까지는 보통걸음으로 15분.
짐꾼은 저 앞으로 뛰고 나는 뛰다걷다 죽을 맛이다.
낮최고기온 35도, 섬머타임 생각하면 지금이 가장 더운 때인데...

15:43  짐 찾고 버림받고
초인적 기록. 10분만에 짐을 찾아나온 짐꾼.
기차시간 20분 남았지만 안심할 수 없다며
무거운 짐을 들고 뛰어가려는데 잠깐.
"아침에 마라한테 선물도 주고 했는데 혹시 태워줄 수 있지 않을까?"

"마라, 우리 시간없어 그러는데 역까지 태워주면 안돼?"
다시 들어가서 마라에게 물었더니
"나 바빠, 나 일 중요해. 택시 불러줄까?" 거절.
"됐거든~"하고 엉엉 울면서 또다시 뛰었다.

16:04  로마행 IC 탑승(2인 43.9유로)
머리에 선글라스를 걸친 중년 멋쟁이와 한칸에 탐.
"아저씨, 아저씨도 겨란 좋아하우? 암내나우"

18:10  테르미니역에서 또한번 뜀박질
매시 22분과 52분에 공항행 고속열차가 출발.
22분차를 타려고 열차 앞에서 티켓을 사려하니 11.5유로라고.
"9.5유로 아닌가요?" 했더니 그건 시내에서 살때라나...

5분안에 돌아오겠다며 9.5유로짜리 티켓을 찾아다님.
내려갔다 올라갔다, 아 여기는 아까 거기네.
그런데 갑자기 한 외국인이 다가와
"너, 일반 기차 타는데 찾는거지" 하네.
"아니아니, 나 공항가는데 티켓파는데 찾고있어" 그랬더니
"저기, 확실하진 않은데 저쪽에서 본거 같거덩" 이러는 것이다.
혹시나 해서 뛰어가는데 거리가 100m를 넘어가는 것이 이상하더니
가보니 도착한 날 헤맸던 그곳.
"으아아~" 기차시간은 5분남았고
타는곳까지 내내 뛰어도 도착할까 말까... 
아차, 뛰다가 생각났는데 가이드북에 이렇게 써있었다.
"티켓을 못사면 기차 안에서 차장에게 사도 된다"라고.

"엉엉, 짐꾼 미안해. 못샀어. 차안에서 살걸, 나 바보야 엉엉"
그랬더니 짐꾼 담담하게 "그러게 왜 뛰나 했어"라고.

19:30  공항에서 티켓팅, 부가세환급, 저녁식사.
로마공항은 부가세환급 받는 곳이 두군데인데
수하물로 바로 부치는 경우도 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
혹시나 해서 기내용 가방에 다 들고 들어갔는데
사용했는지 안했는지 굳이 들춰보지도 않는다는 사실. ㅡㅜ

3.5유로, 3.8유로짜리 파니니(샌드위치)와 콜라 2.5유로를 사서
동전을 다 털어내고 맛있게 냠냠.

21:10  도쿄행 비행기 이륙
장시간 비행기를 밤에 타니까 잠자기 딱 좋다. 내내 골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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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원래는 피렌체에서 이틀만 자고
산 지미냐노에 가서 하루를 보내려고 했는데
지치고 지쳐서 짐들고 이동할 엄두가 안났다.

다음날 출국 전에 짐맡기고 놀러다니려면
한국인민박으로 옮길까도 고민했으나 그나마도 포기.
전날 열쇠 건으로 마라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그냥 하루 더 있기로 했다.


06:40  기상 / 07:50  아침식사

09:00  Leccio행 SITA버스(1인왕복 5.2유로)

09:40  The Mall 도착
The Mall은 피렌체 근교에 있는 명품 아울렛 중 거의 유일하게
버스 한방에 다녀올 수 있는 곳.
버스가 아울렛 바로 앞에 서며 하루 두편 운행한다.
(피렌체 출발 오전 9시, 오후 1시/ The mall 출발 오후 12시, 오후 5시)
구찌, 페라가모, 제냐 등 10~20개 브랜드 매장이 모여있으며
프라다 아울렛이 조만간 이쪽으로 옮겨올 것이라는 소문도.

아무리 아울렛이라도 비싸겠거니, 봐도 뭐가좋은지 모르겠거니
잘 모르는 매장에서 아이쇼핑으로 시간 다 보내다가
막판 초치기로 양가 어머니들 가방과 내가방, 짐꾼신발 등 구입.
할인율은 보통 50% 언저리.
한 가게에서 구입액이 155유로가 넘으면 출국시 세금환급 가능.
(계산해보니 모두 11.9~12% 환급해줬음)
세금환급 서류 작성에 시간이 조금 걸리니 버스시간 잘 확인하삼.

12:00  피렌체로 / 환전바가지
현금이 간당간당 한다 싶어 역근처 환전소에서
일본에서 남긴 엔화와 짐꾼이 출장에서 남겨온 달러를 내밀었더니
쥐꼬리만큼 쥐어주는 유로화.
영수증을 보고 거의 2만원이상 떼어갔구나 싶어
"내돈 돌리도" 했더니 안된다고. ㅡㅜ

13:10  중국집에서 볶음밥(1개 3.3유로, 자리세 1인 1.2유로)
오 반가운 이맛. 한국사람 여럿 봄.

13:45  우피치 미술관
우피치는 office. 메디치가 소유였던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프리마베라'등등을 보고 나오는데 2유로짜리 '비너스...' 퍼즐이 있어서 효리 주려고 사왔음.

(우피치앞 행위예술가)

16:00  가방과 넥타이 쇼핑(풀라와 앤드루스 타이)
짐꾼이 자꾸 밝은 색 가방을 하나 사주겠다고 하여 웬 떡이냐 하며 덥석.
부가세 환급 받겠다며 괜히 열쇠고리 하나 더 집어주는 쎈쓰.
식구들 선물 빠진 게 있어 넥타이도 두개 추가.
피렌체 쇼핑여행으로 이름을 바꿔야할 위기.

17:30  카페에 앉아 더위 식히기
자리세포함 생맥주 4유로, 아이스커피 2유로
 

(짐꾼이 내 1만원짜리 선글라스와 70유로짜리 구찌를 비교하는 중)

18:05  12번버스 타고 전날 못간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피렌체 시내에서 전망 좋은 곳중 하나.
'피에솔레'를 갈까 고민하다가 기냥 가까운데로 올인.

(역근처 버스 타는곳.) 
 
(피렌체 전경. 왜이렇게 뿌옇게 찍혔을까)

(짐꾼을 찾아보세요)

18:40  13번버스 타고 La Rotonda 식당으로

19:30  잘생긴 남자에게 길물어  La Rotonda 입성
폭찹스테이크 7.5유로(이녀석도 티본), 스파게티 6유로,
콜라 3.5유로, 물 1.5유로
아말피의 다 마리아와 이전날 점심식사한 곳과 함께
가장 맛있었던 식당 중 하나.
더 환상적인 것은 자리세도 팁도 받지않는다는 것.

20:40  집으로 가는 버스 무단 탑승

21:20  어제 사다둔 와인 한잔
요즘 집에서 밤마다 와인 한병씩 마시게 된 원인은 이날의 유산인가

23:00  목욕& 나만 짐정리

24:30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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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땡~ 8층이다. 마라네 B&B. 
자, 열쇠를 꽂고 들어가서 쉬면 되는 거야...아아아아아?
열쇠가 계속 돌아가네? 왼쪽으로도? 오른쪽으로도?

열쇠는 1080도를 돌고도 문을 열어주려고 하지 않았다.
짐꾼이 돌려보아도 마찬가지.
커다란 여행가방에 장까지 봐왔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

밖으로 나가서 전화를 찾아보기로 했다.
짐꾼은 무겁다고 카메라고 가방이고 다 놓고 나가겠다 한다.
"잃어버리면 어떡해!!"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다 책가방을 매고 나왔다.
날씨는 찌고 다리는 무겁다.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공중전화 발견.
또 돈을 먹을까봐 두렵다.
20유로센트를 넣는데 아차. 또 먹혔다.

"뭐 이런 나라가 다 있어!! 공중전화가 다 돈을 먹잖아!!!"
전화카드 파는 곳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길건너 주유소, 주유소에서 팔지도 몰라.

"전화카드 파나요?"
주인 할아버지는 못 알아듣는 표정.
기름 넣으러온 남자가 대신 말한다. "없대요"
저 앞쪽 코너에서 우회전 하면 파는 곳이 있는데
오늘이 축제일이라 문을 닫았을 확률이 높다고 덧붙인다.
오우~ 남자. 잘생겼는데 어찌 영어도 잘하니...

그나저나 어쩌지, 어쩌지?
주유소 전화를 쓰겠다고 말해볼까?
기름 넣으러온 남자의 통역으로 오케이.
남자는 휴대폰에 걸면 1분에 0.5유로는 줘야한다고 말한다.

마라의 휴대폰에 건다.
"마라? 나 쏘뎅이야"
"누구?"
생각해보니 그녀는 나의 이름도 모른다.
"어제밤에 당신 집에서 잔 사람들인데..."

"프론트도어를 열수가 없어. 와주면 안되나요?"
"나 영어 잘 못해. 딴사람 바꿔줄게"
"아니 저..."

(다른 남자의 목소리)"뭔일이유?"
"열쇠가 빙빙 돌아가요. 프론트도어 못열어요."
"한번 더 해봐요."
"여러번 해봤어요. 우린 못해요. 누가 와줘야해요."
"나는 그 열쇠는 잘 몰라요. 그냥 다시 해봐요."
"안돼요. 못해요. 우리 지금 죽겠어요. 마라가 와야해요."
"(마라와 이야기하더니) 알았어요. 5분만 기다려요."

휴우~ 다행이다.
짧은 영어와 열악한 통신시설이 우리를 죽일 뻔했다.

이미 영어 잘하던 청년은 없다.
"얼마나 드릴까요?" 주인에게 물으니
어깨를 들썩이며 알아서 달라는듯.
대략 3분쯤 썼으니 1.5유로를 내밀었다. 매우 좋아한다.

다시 아파트 앞으로 가서 기다리는데 한숨이 절로 났다.
역시 호텔을 예약했어야 하는데...
짐꾼은 전화값으로 2000원이나 줬다고
통신사정 나쁘다고 궁시렁.
뭐라는 거야? 하나도 안아깝구만.
못들어가고 한밤중까지 기다렸다고 생각해봐.

10여분뒤, 마라가 왔다.
뚱뚱해서인지 땀을 뻘뻘 흘리는 마라.
한 100킬로 가까이 되시죠? 묻고 싶지만 참는 쏘뒝.

그녀는 엘리베이터에서 "피렌체 잘 봤어?" 묻더니
"문여는거 베리 이지해"한다.
현관문 앞에 선 마라. 열쇠구멍에 열쇠를 꽂고
왼쪽으로 가볍게 45도쯤 돌리더니 문을 열어젖힌다.

이럴수가.
그녀는 마지못해 껄껄 웃고 우리는 어이없어 껄껄 웃고.
잠시후 우리는 교대로 열쇠따는 연습을 하고
마라는 우리가 장봐온 것을 보더니 물었다.
"냉장고 안에 물 먹었어?"
"아니"

그녀는 냉장고 문을 열고 "이 과일 너희거야, 이 물도..." 하고
천도복숭아랑 체리 등등이 가득 담긴 접시를 내민다.
조금점 우리가 사온 물은 Gasata(가스가 담긴 물/실수로 잘못 샀음).
그녀가 준 물은 Non Gasata.
타인의 취향대로 주다니, 고맙기도 하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방에 들어갔다.


18:00  빈둥빈둥 TV보다 씻기

19:00  한숨 때리기

21:00  "그냥 자자"
자다 깨서 해가 지려는 걸 보며 갈등.
지금 미켈란젤로 광장에 가면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데...
장관이라는데... 가야하는데...
하지만 기차역 앞까지 버스타고 또 갈아타야 하고,
돌아오는 버스는 사람도 많고 막힐텐데,
우리 컨디션으로 그걸 극복할 수 있을까?
... 그냥 자자

그래서 결국 하이라이트를 놓쳤다.
열쇠 해프닝만 없었더라도 불꽃놀이를 볼 수 있었을까?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충격과 공포의 밤을 보내고도 아침 일곱시에 일어난 쏘뒝일행.
짐을 좀 풀어놓으려다가 깨닫습니다.
나폴리에서 산 에셔의 그림이... 없습니다.
떠나는 아쉬움만 남기고 온 줄 알았는데 그림마저 아말피에...

이날, 6월 24일은 피렌체가 1년중 가장 떠들썩한 날,
'성 지오반니 축일'이었습니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가장행렬과 피렌체 전통 축구,
그리고 불꽃놀이가 있는 날이지요.
피렌체를 찍은 이유, 그리고 후반부에 간 이유는
바로 이 축제 때문이었어요.
그러나...



07:00  기상, 짐정리하다 에셔가 없다며 통곡

09:30  아침식사 후 시내로
뚱땡이 아줌마의 이름은 마라. 이곳은 마라's B&B.
마라는 시내에도 숙소를 하나 가지고 있는데 우리를 태우고 출근.
숙박비도 함께 결제.(1박 60유로, 2일치 120유로 계산)

10:00  산타마리아노벨라 교회 옆 인포메이션
피렌체 전통 격투축구 표를 어디서 사는지 물었더니
지도에 박스오피스를 표시해 줌.

10:30  박스오피스에 갔더니 "다 팔렸소"
전날밤 헤매던 그 길인데도 또 헤매버림.

11:00  24시간 버스티켓 구입(1인 4.5유로)
나중에 후회했음. 일단 버스타면 검사도 안하는데다
시내에선 거의 걸어다닐 수 밖에 없는 구조. 아까비 아까비.

11:30  두오모 앞에서 간식(물 2유로)
두오모에서 나오는 퍼레이드 행렬을 만남.
한국인 관광객들도 마주침.
다다음날 한국인숙소로 갈까 생각하고 민박집을 물었는데
다들 피렌체에서 잠 안자고 다른데로 간다고 대답. 이런 낭패가.

  
 
   
 

 

넥타이가 6유로, 8유로 밖에 안해서
가죽제품 가게에 들어갔는데 가방이 죄다 50% 할인.
피렌체는 워낙 가죽제품이 유명해서
길거리에서 사도 명품이라고들 하기에 구경해봤는데
겉은 멀쩡하나 속이 성의없이 마감된 경우가 많음.
'싼 브랜드를 찾아서 사자' 결심하고 8유로짜리 넥타이만 구입.

12:00  다음날 오후 우피치관람 예약(1인 9.5유로)
그냥 관람료는 6유로. 한두시간씩 줄 선다고들 하는데
최성수기니까 더 고생되겠지 하고 그냥 예약.

12:30  <앤드루's 타이> 발견.
압구정동에서 "와~ 마데 인 이탈리아다~"했던 바로 그 브랜드.
가격은 18유로/25유로. 선물용으로 몇개 구입.
(한국에선 4만9천원부터라던가?)

13:30  베키오다리 건너 티본스테이크 먹으러 gogogo.
런치세트 6유로, 티본스테이크 9유로.
맥주는 1잔당 2.5유로. 자리값 1인당 1.5유로.
ABRoad를 보고 찾아갔는데 낮에 가면 딱 두가지 메뉴.
런치는 파스타와 사이드메뉴(우리가 시킨것 수육같은..) 두가지에 6유로.

피렌체의 대표음식은 티본스테이크는 보통은 kg 단위로 파는데
보통 1kg이면 두명이 먹을 수 있을 정도지만
싸다고 소개된 곳이 28유로니까 여기는 무지 싼것.

   

 
 뭐이리 작은 차가 다 있노~

14:30  피티궁 앞에서 낮잠.
여행 중반을 넘기면서 넘치는 피로를 참지못할 지경.
물론 바로 전날 무리한 것이 컸겠지만...
전날부터 무지 더워졌는데 이날은 살이 익는 냄새가 날 지경.
피티궁 앞 그늘엔 우리 말고도 널부러진 사람 투성.

15:30  산타마리아노벨라 광장으로 이동.
이상한 맛인데 중독성 강한 민트맛 슬러시(4유로)를 먹으며.

16:00  퍼레이드 구경.
전통 축구를 하기위해 선수들이 산타크로체광장으로 이동하는데
그 앞뒤로 할아버지부터 멋진 청년까지 모두 전통의상을 입고 행진.
한국에서 온 TV카메라가 다른 배낭여행객들을 취재하기도...
 
 
 
 
 
 
 


17:00  숙소로
피곤과 더위에 넉다운. 쉬다가 저녁에 불꽃놀이를 보러 나오기로.
짐을 드는 것보다 짐을 늘리는 데에 재주가 있는 짐꾼은
역 앞에서 커다란 여행가방 구입(18유로)

17:30  근처 할인마트에서 장보기(와인,쥬스,오렌지 등 6.4유로)
2L짜리 물 한통이 150원부터, 팩와인이 600원부터... 싸다 싸.
관광지 물가는 비쌌는데 생활물가는 너무 저렴했던 것이다.
이제 쉬기만 하면 된다며 행복한 마음으로 숙소 1층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8층에서 내린 뒤 현관문에 열쇠를 집어넣는 순간,
우리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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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23:50  30분 넘게 헤매다 Art B&B 도착.
사람들에게 물으면 다 맞는 것 같다는데 숙소가 없다.
전화기에 동전을 넣으니 죄다 먹는다. 우씨~
돌고 돌다가 겨우 찾아가서 벨을 눌렀는데
"위 해브 노모어 룸, 유 아 투 레이트"

아니 이럴수가!!!
예약했지만 너무 늦게와서 다른 사람들에게 방을 줬단다.
마침 다음날은 피렌체의 유일한 축제일.
우리가 아니라도 숙소를 원하느 사람은 많았던 거다.

그녀는 피크 시즌이라 다른 숙소에도 방이 없을 거라며
자기 친구에게 연락해보겠다고 했다.
조금 후 그녀는 두개의 민박을 갖고 있는 친구와 연락이 되었다며
지금 오기로한 사람들이 0시 반까지 안오면
우리를 재워주겠다고 했단다.

생각해보니 이 숙소는 나를 재우지않는게 이득이었다.
예약당시 1박에 58유로였는데 그걸 48유로까지 깎기로 약속받은데다
실제 피크시즌 가격은 1박에 68유로로 올라서
B&B주인은 하루에 20유로씩 이틀을 손해봐야 하는 것이었다.
어차피 손님은 많은데 예약하고 안오면 오히려 고마운 걸까?

하지만 나폴리에서도, 아말피에서도 9시쯤 체크인했으며
예약할 때 혹시 오지않을 것에 대비해 신용카드 번호도 남겼는데
몇시까지 와야한다는 조항도 없었으면서 이럴수가...

억울해서 따져봤더니 몇시까지 오겠다고 말을 안하면
자기네는 오후 5~6시를 경계로 다른 손님을 받는단다.
어쩐지... 기차타기 전에 전화는 하고 싶었는데...

피곤과 후회가 함께 밀려왔다.
신혼여행에서 숙소가 취소되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여행 그까이꺼, 패키지로 동남아나 다녀오면 되는 것 아녀...
짐꾼에게 미안해서 눈물이 나려했다.

00:50  뚱땡이 아줌마에게 넘겨짐
드디어 걸려온 전화.
"쉬 해즈 베리베리 나이스 하우스"
평소엔 100유로쯤 한다고
자기가 말해뒀으니 1박에 60유로씩 선불로 주라고 했다.

그러고선 미안하다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자기네서 공짜로 재워줄 수 있다고 했다.
"우린 일욜날 이나라 뜰거야" 그녀는 그저 미안하다고 했다.

20분쯤을 기다리니 웬 뚱땡이 아줌마와 잘생긴 청년이 왔다.
그녀의 집은 시내에서 "7분" 떨어져있다고 했다.
7분? 부동산 광고 내시나 지금?

생각보다 집은 괜찮았다. 화장실은 공동이지만 인테리어가 죽였다.
꾸미는 걸 좋아하는 아줌마인 모양.
내일 아침엔 시내에 데려다주고 수퍼와 버스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알았다며 방에 들어와서
"밥 주는지 물어봤어야 할까?" 고민하다 쓰러졌다.

 

거실 왼쪽 / 거실 중앙


화장실 앞 향수들

 

세면대. 커다란 조개껍질 위에 비누가... / 샤워 부스

 한쪽벽은 완전히 거울. 조명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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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카프리는 원래 계획에 없었는데 꼭 가보라는 사람이 있어서
아말피를 떠나 피렌체 가는 길에 들름.
풍경은 아말피해안의 마을들과 대동소이.
그러나 이래저래 시간이 지체되어 '피렌체 대참사'를 이끌어낸 원흉.
그래도 돌아와서 보니 바다색은 카프리가 최고였네.


07:00  기상 / 08:30  아침식사

09:10  체크아웃 (1박은 예약할때 미리 그었다고 2박만 받음)

09:30  카프리행 페리 (1인당 11.5유로/트렁크당 1.5유로)
짐이 무슨 죄가 있다고 돈을 받는지 나원... 앞으론 무조건 배낭이닷!!
 
 
 


11:00  카프리 마리나 그란데항
버스/푸니콜라레 승차권(1.3유로) 6장 사고 가게에 짐맡기고(5유로)
푸니콜라레로 카프리 가서 마르코니 아울렛(넥타이 50유로) 찍고
아이스크림(1개에 1.7유로) 먹으며 대포전망대에 가서
사진좀 찍다가 자리깔고 점심식사.

외국인들이 "피크닉?" 하며 웃고감.
"남은 빵들이 많은 것 뿐이오" 말하려 했으나 그냥 포기.
맛간 빵과 치즈로 갈매기 한마리 길들이다가 버리고 옴.
 
 
 

 
13:40  아나카프리 도착. 카메라 분실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자마자 "아, 내가방".
맨뒷칸 바닥에 앉아오면서 의자 밑에 카메라 가방을 놓은 것이 화근.
교통정리중이던 여자 경찰관에게 사태를 설명하니
버스가 몇정거장 더 갔다가 돌아온다고.

지난해에 100만원가량 주고 산 짐꾼의 디카를 분실한 것.
여행자 보험은 들었지만 자기과실은 보상이 안된다고
회사 카메라 안 잃어버린게 아행이라고 짐꾼을 달램.

14:10  경찰언니 도움으로 되찾음
경찰의 도움으로 오는 버스마다 뒷창 들여다보기를 대여섯번.
정말 고맙게도 가방이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음.
너무 고마워서 경찰 이름을 물었는데 시간없어서 사례못함.
콜라(2.3유로)한잔 마시고 전열 재정비

15:00  리프트 타고 몬테 솔라노 오름(왕복 1인당 6유로)
여기부터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수십명 만나게 되는데
과연 여기가 이탈리아인지 한국인지 착각이...
 

꼭대기에 있는 카페에서 물한병(2.1유로/자리에 안앉으면 1.5유로)
짐꾼은 또 사진찍으러 가서 세월아 네월아.
고놈의 직업정신, 나는 줘도 싫어라
 


16:10  마리나 그랑데로 (버스가 안와서 갈아타려고 티켓2장 더 삼)

16:50  마리나 그랑데 옆 해변에 잠시 퐁당
역시나 자갈밭. 앗따거~

17:05  나폴리행 제트포일 탑승(1인당 12유로/짐 1.5유로)
다시 나폴리로 가게될 줄은 몰랐지만
피렌체로 가는 기차를 타려면 최단코스라고 판단.
싸고 오래 걸리는 배도 있지만 시간이 금인지라 비싼거 탐.
3유로에 감자칩과 스프라이트(짐꾼은 가끔 스트라이프라고 한다)
수영복 위에 입은 옷들이 축축한 채로 앉아감.


17:50  나폴리 몰로 베베롤로항 도착.
다시 누오보성 앞이네. 이럴 줄 알았으면 셋째날 안갔지. --;

18:20  트램타고 나폴리역으로. (1인당 1유로/80분 유효)

18:40  나폴리역 맥도날드에서 치킨샐러드 사먹음(6.9유로)
 

19:30~23:17  피렌체행 유로스타 2등석(2명 84.7유로)
11시가 넘어 도착하지만 기차가 있어 다행이라고,
약도보고 잘만 찾아가면 된다고 안심. 그러나 그러나...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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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결심. "쉬엄쉬엄 우아떨기"

이는 전날까지의 강행군으로 피로가 누적되면서
자연스레 "이게 무슨 신혼여행이냐"는 자성이 일어났기 때문.

그러나... 개인의 천성인지 국민성인지
이 게으른 인간들은 이날도
안 어울리는 부지런 하루를 보내게 되는데...



07:00  나만 기상 / 08:15  짐꾼 기상 / 09:30  아침식사

10:30  라벨로행 SITA 버스
라벨로는 아말피해안에서 가장 고도가 높은 마을.
아말피에서 버스로 꼬불꼬불 20분(? 가물가물)

11:00  라벨로 마을 산책
골목골목 돌다보니 집마다 번짓수를 표시하는 타일에
똑같은 그림이 그려져있다.
거의 라벨로를 상징하다시피 하는 풍경인데
그 사진을 찍었을 법한 곳을 찾아다니다가
호텔 수영장에 잘못 들어가 쫓겨나기도...
(절벽 위의 수영장, 분위기 죽였음)

12:00  아이스크림 (3유로) 먹으며 고민
론리플래닛은 아말피~라벨로간 트래킹 코스를 추천하는데
실제로 관광안내소에 가면 'walking' 지도가 따로 있다.
이날의 모토에 맞게 우아한 원피스에 굽있는 슬리퍼를 신은 나는
트래킹이냐 우아떨기냐를 고민하게 되는데...

12:30  트래킹 시작
약 1시간 코스와 조금 더 긴 코스가 있다.
욕심 부리지 않기로 했으므로 1시간짜리 코스중에
아트라니 말고 아말피로 직진하는 코스를 택했다.
군데군데 이정표가 있는데
이날따라 김군보다는 내가 길눈이 밝았다.
 



햇살이 좋은 날이었지만 바람이 선선해서
이탈리아 기후에 대해 착각하기 아주 좋은 날씨였다.
쉬엄쉬엄 걸었으나 역시 굽있는 슬리퍼는 무리.
막판에는 맨발에 양말을 신고 걸었다.
(가방속에 어찌 양말이 있었지?)

13:40  타베르나 델 두카 (26유로 + 팁 1유로)
해물샐러드(13유로), 아마트리치아나(7유로)
물(2유로), 자리세(인당 2유로)
아마트리치아나 스파게티에 삼겹살이 들어있었다. 눈물이 앞을~

15:00  옥상에서 오수
파라솔과 비치베드를 안써먹으면 왠지 아까울까봐...
 

 
17:00  아말피 해변아 날살려라
발밑이 자갈밭이라 아쿠아슈즈를 신어주는 쎈쓰!
 


18:30  옆동네 아트라니의 해변이 궁금해 걸어감
아트라니는 옛날 아말피공국에 속해있던 마을.
버스로 한두정거장. 걸어서 10분.
해변의 검은 모래가 부드러워서 발바닥이 행복하지만
마을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줄기 때문에 냄새가 살짝 불쾌.

19:00  선물사기 타임
국내면세점에서 회사동료들을 위한 작은 선물들을 샀건만
짐꾼은 또 참지못하고 자기가 들 짐을 늘리기 시작하는데...

리몬첼로(레몬으로 만든 술. 보통은 30도지만 요즘은 20도대에도)를
왕창 사서 들고 가겠다고 주장.
우리 부서와 자기 부서 사람들을 합해 리몬첼로 17개와
부장들께 드릴 레몬향수 2개 구입.
우리 먹는다고 리몬첼로 큰 것도 하나 사고
피자, 리조토 등등을 사들고 들어옴.

20:30  옥상에서 만찬
많이 시키지 말자고 다짐한 것이 엊그제도 아닌 어제인데
가뜩이나 많이 사온데다 피곤해서 다 못먹음.


21:30  곯아떨어짐

23:30  안씻으면 일어나는 지병 탓에 샤워와 빨래에 사로잡힘

01:00  취침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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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아말피 해변 서성거림
내일 몸담글 곳 탐색. 모래보다 자갈이 많은 해변.


13:30   '다 마리아' 점심
봉골레 스파게티(13유로), 해물모듬튀김(15유로),
맥주(9.5유로 큰거 작은거), 마늘빵과 자리세(1인당 3유로)

"동네 사람 열에 일곱은 이곳을 추천한다"는 소문이 사실인듯.
매콤하고 간이 딱 맞는 요리. 이번에 만난 최고의 식당 중 하나.
 


14:30   아파트먼트로 이사 (아이스크림 4유로/2.5유로)
호텔 들어가는 골목 아이스크림 가게 점원이
5유로센트 등 동전을 왕창 주면서 관광객 등쳐먹기 시도. 
네이놈, 사람 잘못 봤다!!
꼼꼼히 세고 2유로가 모자란다 하니
그제서야 하나씩 꺼내어놓는 센스. 췟~

16:00   포시타노로 버스 이동 (약 50분 소요)
어떤 책에는 1시간 30분 걸린다고 나와있는데 뻥인듯.

17:00   해수욕 오호호~ (수영도 못하면서 무슨 오호호?)
 

 
 


18:00   아이쇼핑과 동네 배회
다리가 아프도록 걷다가 후회.
이날 체력안배에 실패한 것이 여행 후반부를 말아먹은 듯.

19:30   '부카 델 바코' 저녁식사
파니니(7유로), 그릴드미트(18유로), 기네스(6.5유로), 물(4유로) 등

참치와 토마토 파니니(샌드위치)를 주문했는데
참치 토마토 샐러드가 나와서 돌려보냈더니
빵은 질렸다고 샐러드 그냥 먹을걸 그랬다는 짐꾼.
"그게 더 비쌀거다" 단칼에 자름.

이날부터 모든 끼니를 호화판으로 먹고있다는 자성론이 대두한 것.
"에이~ 신혼여행인데..."로 통하지 않았던 이유.
현금이 바닥나가고 있었다.
하루경비를 10만원 잡아놓고 한끼에 5만원어치씩 먹으니 그럴만...

20:50~22:00   직업정신의 시간
트래블 프론트를 써야할지 모른다며,
포시타노 야경을 찍는 데에 온몸을 던진 짐꾼.
그대, 이 여행의 본질을 잊었냐며 짜증내다 혼자 버스타러 감.
그러나 버스는 오지않고,
함께 기다리던 사람들은 다 쏘렌토행을 타고 사라지는데...
 


23:05   한시간 넘게 기다려 막차가 옴
23:45   아말피 도착
01:00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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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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