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먹을 거랑 약국 제품을 빼고 나니 기념품은 얼마 안된다.

사슴 모녀는 나라에서, 벗은 애들은 마린피아 고베에서, 귀파는 입큰 애는 히코네에서, 스시세트는 아라시야마에서 건졌다.

 

바닥에 깔린 건 유가타 만들고 남은 천인데 다섯장 묶음에 200엔.

기온마쯔리 전야제 날, 지나가던 한국아줌마가 "싸다 싸다 얼른 사"라고 강권.

팔던 일본남자가 그 아줌마에게 고맙다고 했다.

두 묶음 샀는데 아직 쓸 데는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야심작은 도구야스지에서 산 술잔과 술병.

오른쪽 도쿠리와 잔은 사케용.

투명한 맥주잔은 2종류. 비싼 게 좀 더 얇은데 3천원대였던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크기비교샷.

왼쪽부터 2가지가 새로 들여온 아이들. 보통 사이다잔(맨 오른쪽)에 비해 살짝 작은 것이 150ml 정도 되지않을까 싶다.

평소 대포잔에 눈독 들이다가 전격 구입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냉면 따위, 맛있게 다 먹고 한 개도 없어요~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몸매를 가진 전차녀. 주변사람들이 친구가 아니면 조금 눈치가 보일 수도 있다.

 

 

 

바야흐로 마지막 날이므로,

난카이센 난바역에 트렁크를 보관하고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도구야스지에서 남은 돈 긁어 쇼핑을 하고 '지유켄'으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운 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상한 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시원한 놈.

 

 

 

포장용 카레를 파는데 비싸서 안 사왔다.

대신 '511 호라이'에서 공항에서 먹을 만두와 집에서 먹을 냉면을 샀다.

리쿠로 오지상의 치즈케이크를 두개 산 다음 공항으로 내달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항 내 요지야에서 기름종이 샘플 시험중. 작은 언니에게 사다 바쳤는데 쓰는가 몰겠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7월 17일 아침, 오츠역 앞 수퍼호텔의 로비는 서양인들로 북적거렸다.

8시도 되지않아 길을 나서는 사람들. 부지런도 하다. 이따 보자.

 

9시 즈음. 교토 지하철은 전날 저녁처럼 유가타의 물결이다.

가라스마역에서 내리는 사람도 많지만

수레가 회전하는 '호코마와시'만 보고 뜨기 위해 가와라마치역으로 고고.

 

트렁크를 시조 가와라마치역 보관함에 넣고 올라오니 4거리는 이미 인산인해.

몇십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고 30분가량을 기다리니 저 멀리 피리소리.

시조 가라스마에서 출발한 행렬은 카메라가 뛰어오고 경찰차가 지나간 뒤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이도 어른도 땀을 뻘뻘.

 

 

첫번째 수레가 4거리로 향한다. 그 유명한 수레 돌리기 시작. 

까놓고 말해 막노동이다보니 기다리다 지칠 즈음 박수소리와 함께 돌아버린다. 

동영상을 찍다가 팔이 아파 내리고 나면 역시나 휙... 타이밍이 관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엔 웬 노랑머리 남녀를 새긴 카페트(?)의 등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군이 하도 찍어대는 통에, 내가 찍은 사진엔 죄다 김군 팔뚝 아니면 머리통이 걸렸다. 에라, 나는 앉아 놀았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기온 마쯔리 전야제성 행사가 열리는 7월 16일.

다음날 아침 시가 행진을 할 수레들이 시조 가라스마를 중심으로 늘어서서 등불을 밝히는 '요이야마'가 시작된다.

 

오후 6시가 되면, 가와라마치까지 시조거리 일대가 통제되고,

유가타를 입은 언니들이 쏟아져나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이야마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일이 있는 줄 알았지만

사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길거리 음식을 사먹는 일에 가까웠다.

가게들을 보면 주로 오코노미야키, 오징어구이, 타코야키, 야키도리 등등이 반복된다.

간간히 튜브인형이나 거북이 건지기 놀이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난을, 아니 인형을 짊어진 소녀. 나도 사고팠는데 흑흑.

 

 

 

 

길에서 나눠주는 부채 뒷면을 보면, 수레들이 전시된 위치와 다음날 행진 순서를 알 수 있다.

시조 거리를 중심으로 골목골목 갖가지 모양의 수레가 등불을 밝힌다.

수레를 옆건물과 임시로 연결해놓기 때문에 들어가볼 수도 있는데

남자만 출입하거나 여자만 출입하는 수레도 있고,

남녀 모두 올라가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간간히 공연이 이어지기도 한다. 주로 피리소리. 이 피리소리는 다음날 아침에도 원없이 들을 수 있다. 

이 사진을 찍는다고 요란을 떨던 김군은 말도 없이 군중 사이를 뚫고 들어갔고

나는 돈 한푼 없는 김군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걱정하며 헤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밤은 깊어가고, 가족상봉의 기쁨에 쏘뎅은 술을 찾는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다이가쿠지까지 신나게 페달을 밟았다.

사실 신이 나진 않았다. 죽도록 더웠다.

걸었으면 아마 포기했을 거라는 게 단 하나의 위안.

 

그렇게 도착한 다이가쿠지였지만 김군은 입장료가 아깝다며 발길을 돌렸다.

다이가쿠지 옆 호수에서 정신을 되찾은 다음 JR역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못내 아쉬워하는 김군.

다른 게 아니라 하루치 비용을 계산했는데 벌써 자전거를 반납하면 아깝다는 거다.

 

순순히 반납하면 도게츠교 아래 원숭이공원에 데려가마, 달랬다.

그곳에 가려면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올라야한다는 이야기는 숨겼다.

원숭이공원은, 교토타워까지 보이는 전망으로 화답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상 다이가쿠지 근처.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기념품 가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게츠교.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숭이를 만나러 가는 길. 원숭이 퀴즈 3단계를 맞춰보아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엄청난 미녀와의 조우. 불행히도 아이는 엄마를 닮지 않았다. 민주적으로 생긴 아빠 탓일가, 의술이 너무 뛰어난 탓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떼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판 붙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패자의 굴욕. (18금?)
사용자 삽입 이미지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嵐는 산에 부는 바람, 아지랭이 같은 기운을 뜻하는 남기 람.

그러나 나는 일본 아이돌 그룹 '아라시'를 알았을 때

당연스레 저 한자의 뜻이 폭풍우라고 생각했다.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뫼산과 바람풍 사이에서 폭풍우를 만들다니,,, 나는 연금술사?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여튼 교토 서부에 가면 아라시야마라는 지역이 있다고, 그곳에 멋진 대숲이 있다고 들은 것은 2004년께였나 보다.

그때만 해도 '숨겨진 비경'처럼 들었는데, 그 사이 유명세를 타고도 남았는지

기온 마츠리를 제외하면 이번 일정 중 가장 많은 관광객을 마주친 곳이 바로 아라시야마다.

 

바퀴달린 것은 다 무서워하는 고로, 자전거를 빌린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너무 더운 날씨에 걷는 것보다는 낫겠다고 결론.

안장을 낮추고 낮춰 발이 닿고도 남게 만들어서 타고 다녔더니

뒷모습이 더 불안하다고 남편이 난리.

찻길이 너무 무서워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다보니 나중엔 끌고 있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상 텐류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우 힘겨워보이는 인력거 청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가도리이모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열심히 바퀴를 굴리고 있는 쏘뒝.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자위대 청년의 별명은 이케뽕.

태국 치앙마이 트래킹에서 알게 된 한국인 친구들도 여럿이라고.

 

식당에서 우리가 연거푸 사케를 주문하자, 신기해하는 점원에게 그는 말했다.

"한국에서 사케가 붐인듯 합니다."

그때는 붐이라고 말해도 되는 수준일까 생각했지만,

다녀와서 보니 사케 판매량이 와인을 앞질렀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 선하디 선한 청년은 한국에 와본 적도 있고, 관심도 있는 듯 했지만

"문제는 역사다, 이 바보야"의 상황은 우리를 비켜가지 않았다.

하필 우리가 여행중이던 때, 일본과 감정이 격해진 상태였고

자연스럽게 우리의 대화중에도 독도가 끼어들었다.

 

빡빡남   " 왜그리 난리인지 모르겠어. 그냥 사이 좋게 공동소유로 하면 좋을 텐데..."         (^_^)  

벌벌녀   "그건 좀,,, 역사와 영토와 온갖 것들이 줄줄이 엮이는 문제라서 말이지..."            (-_-);;;;;; 

 

공동소유라,

그들에겐 나름 양보와 선의일지 모르겠으나 우리에겐 참을 수 없는 단어라는 걸,

그는 알지 못했다.

우리도 말하지 못했다.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

수향순회 다음 코스는 미야가하마 해변에 가는 것이었다.

스마해변에서 해수욕을 했으니 이번엔 담수욕을 해보자는 것.

미야가하마 해변은 휴가촌(큐카무라)이라는 시설 앞에 있는데, 잔디가 있어 발이 뜨겁지 않다고 했다.

 

여기서 첫번째 돌발상황.

버스 정류장에서 시간표를 보니 아 글쎄, 미야가하마행 버스는 오후 3시대가 마지막이었다.

만약 그 막차를 탔더라도 택시를 부르지 않고선 나오지 못했을 터.

갑작스런 사태로 인해 이 곳이 얼마나 깡촌인가 생각하면서

일단 남아있는 버스는 장수사행밖에 없으니 거기라도 갈 것이냐 고민하고 있는데

 

여기서 두번째 돌발상황.

빨간 셔츠를 입은 빡빡머리 청년이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

 

빡빡남    "너희 수향순회 했지, 나도 했다."

벌벌녀     "아, 우리 다음배. 총 3명이더니 니가 혼자였구나, 심심했겠다."

빡빡남    "어디 가냐, 버스 기다리냐?"

벌벌녀    "그렇긴 한데, 장수사행밖에 없다, 너도 버스 탈래?"

빡빡남    "아니 나는 차가져왔다, 근데 혼자 와서 심심하다, 내가 차 태워줄까?"

 

솔깃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한 상황.

대답도 못했는데 장수사행 버스가 갑자기 도착했다.

우리도 당황, 저쪽도 당황. 

"어쩔수 없지, 잘가라" 하는 빡빡 청년을 보며 우리는 망설였고 버스는 떠났다.

얼떨결에 우리는 그 청년을 믿어야만 했다.

 

 

 

 

 

빡빡남, 그는 군인이었다. 홋카이도 치토세에서 자위대 근무중.

본가가 오사카와 교토의 경계쯤이라서 다니러 왔다고 했다. 이틀 후엔 푸켓에 간다고.

와이프는 사회복지사인데 휴가도 못 냈거니와 둘의 여행 스타일이 달라 혼자 떠난다고 했다.

반갑게도 여행마니아. 본인도 여행가서 도움을 많이 받기에, 여행자들을 도와주는 게 즐겁다고 했다.

 

일단은 장수사로 출발.

우리를 내려주고 가는 줄 알았는데, 이제 뭐할거냐 물어보니, 장수사를 보겠다고 한다.

아하, 알았다. 계속 같이 다녀주겠단 뜻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수사에 들어서니 4시 50분. 다들 청소를 하고 있었다.

다섯시에 끝난다고 재촉들을 하여 금새 나와야 했다.

절에 가려면 역시 5시 전에 가야하는 것이었다.

 

 

 

다음은 미야가하마. 듣던 대로 잔디와 모래밭이 함께.

수영을 해보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바닷가를 맨발로 걷는 것으로 대신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은 어디냐고 하여 돌아가겠다고 했다.

오우미하치만역을 말했다가, 기차표값을 줄여볼까 하는 욕심에 오츠역도 괜찮겠냐고 하니 흔쾌히 오케이.

사실 40km 정도 되는 거리인데 미친듯이 폭우가 쏟아져 한참이나 걸렸다.

 

밥을 사겠다고 했더니 사양. 박박 우겨서 하마오츠역 근처 복합쇼핑몰 안에 있는 고깃집에 데리고 갔다.

둘이 먹을 땐 언제나 10~20분이면 땡이었는데, 셋이 먹으니 대화도 하고 즐거웠다.

오랜만에 만찬을 한 듯한 기분. 기차표 절약한 것의 몇배가 나갔지만 왠지 아깝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지역 사케를 시켰더니 잔받침까지 가득. 오른쪽처럼 마셔도 오케이.


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