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10시쯤 전화가 왔어요.
"진통 왔다, 엄마랑 병원 가있을 게 조카 데리고 와라"

언니집에서 춤배우러간 조카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자궁이 1cm밖에 안 열렸댄다. 검사만 몇가지 하고 집에 갈게."

집에 와서 1시간쯤 눈을 붙이던 언니는 시계를 달라고 하더니
"4분 간격이네, 가야겠다."




그리하여 저는 오후 5시가 조금 못된 시간,
언니를 대동하고 M병원으로 내달렸습니다.

언니가 분만실에 들어간지 20여분 후, 입원절차를 밟으러 갔는데
"1인실 밖에 없네요. 근데 생각보다 배가 안 나오셨네요?"
저를 산모로 아시더군요.

6시부터 언니 옆에서 아가가 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옆자리 여자는 그 병원 간호사라는데
무통분만 약을 먹고도 상당히 괴로워하더군요.
그녀의 괴성으로 우리는 겁에 질리곤 했어요.




7시가 넘자 언니는 호흡이 거칠어졌어요.
그치만 아직 자궁이 5cm밖에 안 열렸다는 거에요.

얼마후 자세를 바꾸고 조금 편안해진 언니는
다시 간호사를 불러달라 했습니다.

뭐라뭐라 소리가 들리더니 언니가 끙끙거리더군요.
커텐 밖에서 발을 동동. 걱정되서 눈물이 주루룩 흐릅디다.

오후 8시. 언니는 아가를 낳으러 가고
저는 초조하게 기다려야 했어요.
얼마 지나지않아 아가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설마 이렇게 빨리 낳을까 싶어, 우리 조카가 아닌가 했죠.

조금후 임**씨 보호자를 찾는 목소리.
이런때 보호자를 부르면 공주다, 왕자다 가르쳐주는 줄 알았는데
5층 신생아실에 가면 아가가 있다, 남편이 아가 확인 해야한다,
이러저런 검사랑 하고 11시쯤 면회 가능하다... 라더군요.

때마침 집사람이 모시러간 엄마와 조카가 왔고
우르르 5층에 갔지만 남편대행인 저만 먼저 아가를 볼 수 있었어요.
오호호호~ 고*달린 아이였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병원에서 자야하지만
조막만한 조카 얼굴을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납니다.
아으~ 생명의 탄생은 놀랍고 감사한 일이에요.




P.S. 박효리에게 동생 이름을 지었냐고 물으니
남동생 이름은 희건이라고 했다더군요.
여동생이면 어떡할 거냐 하자 고민하다 "이효리 하자" 했대요.
박효리 동생 이효리? 박이효리? 박이횰?
평소 여동생, 여동생 노래불러놓고 그런 만행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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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쏘뎅
쏘뎅+기자=쏘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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